

“ 이번 수는 양보하지. 자네의 승리다. ”

半灵
반령
964세|178cm
외관 나이 20대 중반




어린 아이와 비슷하던 체구가 이제는 늘씬하고 균형잡힌 몸의 성인 남성에 가까워졌다. 정면 기준 왼쪽 이마가 트인 백발은 뒷머리가 조금 더 길어져 뒷목을 덮는다. 처진 눈매와 끄트머리가 올라간 눈썹, 늘상 느른히 짓고 있는 웃음 덕에 첫인상이 장난스러워 보이는 경향이 있다.
왼쪽 눈은 옅은 푸른색 홍채에 흰 가로동공, 형광빛이 도는 녹색 동공 테두리에 역안이며 오른쪽 눈은 연녹색 홍채에 까만 가로동공, 형광빛 푸른색 동공 테두리다. 왼쪽 눈가 아래에 박힌 점 두 개와 웃을 때마다 드러나는 송곳니는 여전하다.
앞머리에 붙이고 다니던 부적은 조금 작은 크기가 되어 귀걸이로 옮겨갔다. 이마 위에 솟아 있던 두 개의 얇은 뿔은 이제 머리 양 옆에 자리잡았으나 오른쪽 뿔이 잘린 모양새는 이전과 같다. 멀쩡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왼쪽 뿔에는 자그마한 보석들이 함께 엮인 얇은 금색 사슬과 같은 장신구가 감겨 있다.
변함없이 넉넉한 품의 옷을 즐겨 입으며 금색과 검은색, 푸른색 위주의 착장을 좋아한다. 본래의 체구보다 큰 겉옷을 선호하다 보니 움직일 때 옷가지가 흔들리거나 펄럭이는 일이 잦다.


@JILSOOOO님 커미션


환력


대귀흉(对鬼凶), 악귀와 흉재에 대항하는 힘.
특정한 의미를 지닌 글이나 그림을 허공에 그리듯 그으면, 곧 이것이 밝게 빛을 내기 시작하며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100년 전과 다를 바 없다. 이는 흰 빛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범의 모양새가 되기도 하고, 드넓은 팔진도가 되어 구역을 봉하거나, 사방진처럼 펼쳐 아군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반령이 가장 자신있게 다루는 방식은 적을 공격해 피해를 입히게 하는 쪽이다.




보제


이름은 정로보금(正路寶金).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에만 끼우던 것을 오른손 전체에 착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 손끝과 손가락에 끼운 금속들이 각각 얇은 금사슬로 이어져 손등과 손목의 장식으로 연결돼 고정되는 형태. 생김새가 몹시 화려해 보제인 것을 모르는 이들은 단순한 장신구라고 여긴다. 이전과 달리 이제는 항상 손에 착용하고 있다. .




성격


느긋한 / 관찰자 / 애틋함
100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그에게 생긴 성격적 변화는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본래 사소한 변화쯤은 어렵지 않게 감추기도 하거니와 8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아 온 그의 본질적 성정이 변해야 할 만큼 큰 사건이 생기지는 않았던 덕도 있다. 그는 여전히 여유롭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상처럼 농담을 한다. 쉽게 분노하거나 달아오르지 않으며 갈급해하는 것도 없다.
다만 그러한 태도로서 그어둔 선이 이전보다 조금 더 진해지고, 멀어졌다는 사실은 그를 면밀히 뜯어본 이들만이 안다. 일전에 지니고 있던 호전적인 면과 무엇도 거리낄 것 없다는 듯한 태도는 종적을 감췄다. 섣불리 타인에게 손을 뻗지 않고, 다가서지 않고, 상대를 바꾸겠다는 마음을 먹은 채 행동하지도 않는다. 그런 만큼 당연하게도 본인이 가진 것들 역시 타인에게 쉬이 내어놓지 않는다. 다만 바라보고, 본인이 기억해야 할 것만을 염두할 뿐이다.
본래에도 의뭉스러운 면이 있던 이가 시간이 흐르며 뚜렷하게 폐쇄적인 성향을 갖게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아무래도 지난 시간 동안 청현의 땅과 자연이 황폐해진 까닭이 크다. 땅에 사는 생물을 탄생의 근본으로 둔 이가 발 붙인 대지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의 근원이 말라가고 있으니 무엇도 마음에 더 들일 여유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그에게는 예기치 못하게 온 신경을 쏟아 가며 지켜야 할 대상이 생겨 버렸으므로.




기타


ㆍ연혁
해산 후 80년 | 그간 줄곧 그래왔던 대로 창현을 떠돌아다니며 지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돕고, 노름판이 있으면 끼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몇날 며칠 몰두하고, 그리고 다시 떠나기의 반복이었다.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호를 바꾸지는 않았으나 누군가 이름을 물으면 기분 따라 되는 대로 아무 이름이나 지어 대답하곤 했으므로 신앙이 쌓이는 일은 없었다. 다만 생김새가 특이한 면이 있어 그를 기억하는 인간이나 괴이가 드물지 않았기에 누군가 맘먹고 그의 족적을 뒤쫓으려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종의 이유로 누군가의 요청이 없다면 전혀 사용하지 않던 요력의 사용 빈도를 천천히 늘렸다. 80년간 땅을 돌보고 동물을 살피며 창현의 많은 곳을 수습했으나 종종 마주치곤 했던 마수를 제압할 때에는 여전히 환력만을 사용했다.
그 이후 10년 | 북부를 향해 사라진 것을 마지막으로 10년간 누구도 그의 모습을 보거나 소식을 들은 이가 없었다. 누군가는 불의의 사고로 낙화했을지 모른다고 여기기도 했다.
마지막 10년 | 그렇게 하늘로 솟은 것처럼 행방을 알 수 없던 10년이 지나고, 어린 아이의 외형이었던 그가 성인 남성의 모습으로 변해 초아 근방에서 나타났다. 외형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으나 반령을 기억하고 있던 이들이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모습에서 이전과 닮은 구석을 찾을 수 있어서였다.
이에 더해 늘 홀로 다니던 그의 옆에는 밀색 머리와 분홍색 눈을 가진 여자아이가 함께 있었다. 대략 5세정도 되었을 모습의 인간 아이였는데, 그 아이에게 반령과의 관계를 물으면 어렵지 않게 아버지라고 대답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후 호중천의 재소집까지 반령과 아이는 서부에서 떠나지 않았다.
ㆍ반령
1 모습은 일견 ‘성장’한 것처럼 보이나 사소한 호불호가 변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노름판과 내기를 좋아하며 마작을 즐기고 단 것을 선호한다.
2 보호하게 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단혜. 반령이 붙여 주었다.
2-1 호중천 해산 이후 85년 정도가 흘렀을 때쯤 북부에서 조난당한 갓난아이를 주웠다. 처음에는 다른 인간에게 맡기려 했으나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모를 아이를 흔쾌히 맡아 길러줄 만큼의 인심을 가진 이를 쉬이 찾을 수 없었으므로, 결국 하는 수 없이 그가 챙기게 되었다.
2-2 이 땅에 미련 둘 것과 마음에 둔 것이 적을수록 좋다는 가치관이 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의 그는 다소 불안하고 예민해져 있다.
2-3 단혜가 반령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과 별개로 그는 그 호칭을 썩 내켜하지 않는다. 자신의 위치는 부모가 아닌 보호자로 족하다고 여기는 듯. 허나 아이가 반령을 부를 때마다 ‘보호자님’이라고 호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용인하고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