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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은 물보다 빠르며 얼음보다 단단하지요. 그러니 대신 알아봐주십시오, 선생!
제, 제가 미욱하여, 아무것도 읽히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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晦魄
회백

753세|17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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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불균형한 것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균일한 존재였다. 회백(晦魄)의 낯이 유독 그랬다. 표정은 대부분 다채로웠으나 말 않을 때는 잔잔했다. 하지만 생기 가득한 물과 같으니, 자그만 움직임에도 물결을 일으키듯 낯색을 바꾸곤 했다. 특히 타인에게 가르침을 구할 때 적극적으로 요동쳤다. 얼굴과 다르게 행동은 한결 느긋하고 가벼웠다. 다만 여유로워 느긋한 몸짓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뜸을 들이는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이자의 행동거지가 편해 보일 일이 드물었다. 무언가 어색한지 소절조차 버벅거릴 때가 잦았으니, 타인의 시선을 잡아끈다면 낯이 아니라 자잘한 행실 탓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삐뚜름했다. 제 몫이 아닌 것들을 얼기설기 때운 형태였다. 이 자를 보자면 이마에 묶어둔 천에 먼저 시선이 갔다. 뒤로 매듭짓지 않고 삐뚜름히 옆으로 매듭지은 탓이었다. 머리카락은 잔머리를 억지로 눌러내려 얌전했다. 진한 군청빛과 흑빛을 오가는 머리카락은 반묶음 형태로 늘어트렸다. 그 아래의 눈은 청록빛을 하며 만물을 탐색하기 바빴다. 다만 눈동자의 총기란 찾아보기 애매했다.

쭈뼛거리는 몸짓은 몇 겹으로 이루어진 옷으로 휘감았다. 그러나 양쪽이 맞는 법은 없었다. 소매 넓은 겉옷은 한 팔을 걷어붙였고, 그 안에 입은 옷 역시 걷어붙인 쪽의 소매만 묶어뒀다. 할 일의 유무와 무관하게 옷 상태는 그 모양이었다. 따라서 일을 편하게 할 목적도, 예를 갖추기 위한 차림도 아니었다. 누가 묻는다면 그저 편하다며 일축하는 정도였다. 행색과 맞지 않게 허리에는 오색찬란한 구슬을 꿰어 허리띠처럼 둘렀다. 색이 맞지 않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를 지적하는 이가 있어도, 회백은 부채집에 들어가있는 부채만 쥐며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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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hkswk9800님 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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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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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괘

연적 안에 담긴 물이 거점이었다.

고여있던 물은 몇 배로 불어나, 밖으로 나오는 동안 모두 얼음으로 빚어졌다. 묵직한 얼음은 높고 두터운 빙벽이 되었고, 때로는 날카로운 창이 되어 찌르기도 했다. 때로는 얼음을 통해 누군가 가는 길을 붙잡기도 했다. 다만 물이 거센 해일 수준으로 몰아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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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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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백이 걸을 때마다 허리춤에서 짤랑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균일하지는 않았다. 단순히 소리에서 그칠 정도로 경쾌하기도, 때로는 잡음이라고 치부할 정도로 둔탁하기도 했다. 애당초 안 맞던 소리처럼 색감 역시 중구난방이었다. 얇은 실 하나에 오색찬란한 구슬을 꿴 모양새를 허리띠처럼 두르고 있었다. 미적으로 신경 썼다기보다는 손에 잡히는 대로 만들었음이 더 어울렸다. 유독 특이한 것은 그곳에 걸린 주머니 하나였는데, 그곳에는 연적 하나가 담겨있었다. 주머니 또한 미적감각 하나 없었다. 쓸데없이 알록달록하며 구슬 모양조차 고르지 않는다는 평을 듣고도 회백은 잘만 매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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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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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선생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무지한 자인가, 무지를 가장한 자인가. 회백은 어딜 가도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기만 했다. 발걸음은 가벼웠고, 그만큼 보고 지낸 것도 많은 자라고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차차 이것저것 건드려 보니, 조심성과 호기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듯했다. 마치 아는 바가 없는 이가 처음부터 지식을 습득하는 행태였다. 때로는 제 주관을 넣지 않으려는 노력처럼 보였다. 자신을 잃어버렸으니, 물결 따라 흘러가는 해초처럼 타인의 의견에 섞이기도 쉬웠다. 하지만 이를 순진하고 의심 않는 형태라고 하기는 오래도 살았다. 그래서였을까, 무언가 꿍꿍이를 안고 상대방에게서 배움을 청한다고 평이 있었다. 물론 회백은 그조차 하나의 정보로 받아들였기에 큰 반응은 않았다.

 

 

“뭇사람들이 말하기를! 하늘과 땅에 아뢴 뒤 움직여야 한다고 했지요. 한데 과연 천지가 들어주더이까?”

 

호기심의 연장선인지 학구열 또한 강했다. 그런 덕분인지 상대방의 의견을 구함에 주저하지 않았다. 이는 사소한 목소리라도 다른 자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는 의미였다. 또한, 주워섬긴 내용을 이것저것 나열하다가 의문을 표하기도 부지기수였다. 단순히 무언가 알고자 하는 욕심뿐은 아니었다. 회백은 자신이 걸어온 시공간 외에도 타인이 겪은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몇 백 년 살았어도, 세상은 여전히 알고 싶은 공간이라는 것이 그자의 의견이었다. 게다가 회백은 잡다한 정보까지 끌어모으다가 정작 자신만의 답을 찾으면 생각조차 뚝 끊어버렸다. 이처럼 커다란 고뇌란 이자에게 일시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생각하여 행동하는 삶을 살피고 싶어 했다. 드넓은 세상 속 객 하나로 지내는 동안 그저 스러지고 싶지는 않았던지라 모든 것이 하늘에 달려있다는 운명론에 회의적었으며, 진취적인 삶에 흥미를 보였다. 여기서 하늘은 세상 조화를 이룩하기 위한 노고를 보인 황룡을 비껴갔다. 하지만 그것은 외정이었으며, 개인의 삶인 내정은 말이 달랐다. 회백의 경험에 따르건대, 대부분 인위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에는 하늘을 주로 탓하곤 했다. 이자 역시 자신이 무력하여 하늘을 탓한 경험이 있었으리라.

 

 

“공, 제가 미욱한 탓에…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영명하지 않음을 감출 생각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제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럴 때마다 회백은 적절히 자신을 낮추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지식, 정보, 견문 등을 얻고자 했을 경우에 특히 그랬다. 자신의 식견이 낮음에 조바심이 난 탓이었다. 하나 이 자는 입버릇처럼 붙은 말을 다른 경우에도 사용했다. 시치미를 떼고 싶을 때, 대화를 피하고 싶을 때, 다시 말하여 지식욕이 아닌 다른 욕심을 채우고 싶을 때였다. 한 가지를 욕심내면 둘셋도 가능하다. 회백은 다른 것도 손쉽게, 평소와 같은 낯으로 노리는 자였다. 것도 손닿기 쉬운 현실이 아닌 뜬구름이나 잡는 소리를 일삼으면서. 주관이 흐리니 헛잡기도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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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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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 ::

회백은 사람들이 쌓아올린 소원탑에서 제 존재를 자각했다. 창현국의 중앙, 연청의 아름드리나무,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은 돌탑. 그자가 자주 보았고, 발 묶여 맴돌던 곳은 잔잔하기 그지없었다. 가장 흥미로운 일이라고는 사람들이 찾아와 비는 소원이었다. 기원하는 내용은 참 다양했다. 주로 자신과 가족들의 안위였지만, 잘 되길 바라는 소망 외에도 누군가를 해하는 욕망도 끼어있었다. 본디 인간이 아니었던지라 인간의 기준을 몰랐으니, 처음에는 다 듣고만 앉아있던 것이 일상이었다. 회백은 각기 소원의 색깔은 얼룩덜룩했으나 강렬한 기원, 딱 그것 하나가 뭉쳐서 나온 존재였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싶어 밖으로 나돌고자 했는데, 그 여정에서 요괴로 바뀌었다. 몸은 발걸음이 가벼워 편해졌으며, 머릿속 상념은 금방 날려버려 무지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따라서 버릇처럼 상대방의 소원을 듣고자 해도, 갈피를 잡지 못하여 얼른 잊어버리고자 한다. 애당초 이자에게는 소원을 직접 들어줄 능력이 없었다는 말이 있기도 했다.

 

 

:: 호칭 / 말투 ::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모를 호칭이 중구난방이었다. 상대가 어떤 존재인지 무관하게 그랬다. 보통 호를 불렀고, 호도 몰랐을 때는 선생이나 공과 같은 호칭을 끌어왔다. 하지만 이름을 알아도, 이름을 불러도 상관없는 존재여도 절대 이름을 부르는 법이 없었다. 말투만 보면 평이하여 특별히 무례한 구석은 없었다. 다만 쓸데없이 완급 조절이 강하게 들어가기도 했다. 특히 상대방의 의견을 구할 때는 말을 버벅거리거나 흐리는 일이 잦았다.

 

 

:: 호불호 ::

자신이 가보지 못한 장소나 경험하지 못한 시간대 이야기 듣기

무언가를 배우기 (화술, 작문, 도예, 무술 등). 하지만 능한 것과 별개이다.

바깥나들이 및 활동적인 일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욕망

수풀, 바다 등 자연

 

불호

담백하거나 쓴 음식

지위가 높은 자들

 

 

:: 습관 / 취미 ::

다급할 때면 "선생!" 이라며 부르고 본다.

이야기가 심각해질 때면 부채집에서 빼지 않은 부채를 쥐고 까딱거린다.

손이 심심하면 허리춤의 구슬을 짤랑거린다.

굳은살이 많은 손은 무언가 고민될 때, 한 번 힘주어 주먹을 쥐었다 편다.

다른 존재의 의견을 구하거나 배움을 청할 때는 유독 말을 머뭇거린다.

기록하기보다 머리로만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무언가를 배운답시고 떠돌아다니며, 타인의 의중을 알기 위해 이것저것 말 섞기는 이자가 자주 하는 것들이다.

 

 

:: 기타 ::

환력을 사용할 때는 머리카락이 희게 변한다. 끄트머리만 푸른색을 찾을 수 있다.

주머니 속 연적에 물을 채우느라 물웅덩이 찾기를 자주 했다.

호중천에 참여한 것은 이번 일곱 번째 호중천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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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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