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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찾지 말아 주세요, 부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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熹碴
희사

214세|1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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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하나. 고작 턱 끝에서 살랑거리던 옅은 담갈색은 긴 세월을 따라 흘러갔다. 결코 마주하는 일 없이 감겨진 눈은 이전과는 달리 곱게 접힌 웃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애가 짙었으니 그 아래로 낙루는 멈추지 않았다.

二 둘. 여전히 담녹색의 옷가지였으나 더이상 가희의 행색은 아니었다. 붉은색의 장신구가 자리는 잡았으나 여전히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三 셋. 눈 아래는 붉은색의 눈화장과 더불어 이마에도 화전을 그려놓은 것이 유일하게 변하지 아니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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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man_CM 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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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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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화수월 镜花水月

눈으로 볼 수 있으매 잡을 수 없으리라.

 

눈으로 볼 수 있으매 잡을 수 없으리라. 보이는 것과 보았던 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실체화하였다. 본디 우리는 이것을 실체화에 가까운 환영幻影이라 불렀다. 좀 더 면밀하게 말하자면 보제에 비추었던 것들을 실체화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성질이나 성격만큼은 흉내 내지 못하였다. 명확히 무無의 성질을 가졌기에 제멋대로 움직이는 형태의 환력이다. 말하자면 이렇다. 한 송이의 꽃을 실체화한다면 그것은 바람에 흔들릴 수 있으나 향이 나거나 시들지 아니하였다. 

 

다만 살아있는 생명은 절대적으로 그가 간섭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사람과 동물, 괴이와 마물이 범주에 속했다. 

 

그렇다면 그의 환력은 무한한가? 그렇지는 않았다. 강한 힘을 받거나 그가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지 못할 때는 사라지는 건 당연했다. 독특하게도 연기처럼 실체화되었다면 사라질 때는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조각되어 흩어졌다.

 

그러나 완벽하게 환영을 실체화하였던 것은, 때로는 불안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손쉽게 유리 조각으로 깨져 그 안에 환영이 갇혀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는 완벽하게 눈으로 볼 수 있으나 잡을 수 없는 허상이 되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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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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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경 面鏡

허리춤에 붉은색의 노리개와 함께 손바닥만 한 혹은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거울 형태로 매달려 있다.

때로는 한 뼘보다 큰 크기로 변하기도 하였는데, 이전과 다르게 비출 수 있는 유리는 검게 물들었고 금이 간 형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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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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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 · 불신 · 공포 · 미련

 

그 애정에 짓밟히고 깨져 다시는 이어붙일 수 없는 상처가 되어

인간을 사랑하던 신령은 인간에 의하여 무참하게 짓밟히고 본래의 형태가 남지 아니하였다. 인간들 속에 섞여 들어가 이야기하고 웃으며 행복하던 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매 순간 눈물을 흘리고 뒤로 물러나며 귀를 막고 도망치고 숨기에 바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이 되었는가. 단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그는 더 이상 인간을 애정하지 못하였다.

 

다정하게 부드러운 것들은 예민하고 날카롭게 변하였고, 견고했던 믿음은 금가고 깨져 형체도 없이 부서졌다. 인간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불신이 되어 그 누구도 믿지 아니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모든 문을 닫고 스스로를 가두었다.


 

울었노라, 빌었노라. 하여, 도와달라고 외쳤으매.

그는 처음으로 인간에게서 공포를 느꼈다. 처음에는 부정하였고, 고치려고 노력하였으며 발 벗고 뛰어다녔으나 현실은 가혹하였다. 누가 그에게 말했던가. ‘그리 돕다가 이용당하면 그래도 좋아할 것인가’, ‘인간이 무섭지 않은가’, ‘그 마음이 절대 변하지 않을 텐가.’ 그때마다 그는 무어라 답을 하였나. 그럴 리가 없다, 괜찮다, 변하지 않는다, 자신이 노력하면 된다, 애정하는 것에 거짓은 없다, 그리 자신 있게 입을 열었다.

 

허나 지금 그의 모습을 보아라. 지금의 그에게 똑같이 묻는다면 이리 답하리라. 인간은 예상치 못할, 무서운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변합니다, 하여 소인 또한 변하지 아니한다면… 노력하여도 되지 않으며, 그 애정은 이제 올곧지도 아름답지도 않다고…


 

공포에 잡아먹힌 어린 빛은 끝내 사라졌으리.

밝은 미소도 기분 좋은 웃음소리는 우울함에 잠기고 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마주하기를 꺼리고 입을 열기를 두려워하였다. 작은 것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였고 스스로 그의 존재를 숨기고 접어버렸다. 그럼에도 완전히 멀리 도망가거나 숨지는 못하였다. 이제 겨우 200을 살아온 어린 괴이는 자신의 살아온 세월만큼 사랑했던 것들이 이 세상에 있다. 그러니, 이는 온전히 버릴 수 없는 감정에서 비롯된 미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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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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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사

그의 호는 여전히 희사이지만, 불리는 뜻은 변질되었다.

 

호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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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호不好

인간, 비, 천둥 그리고 본인

 

일곱 번째 호중천 이후 七壶中天後

그는 곡옥을 자신의 마을 원청을 위해 사용하였다.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 가장 필요한, 그리하여 그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을 정하였고 그것이 바로 땅의 비옥화였다. 초아와 주역의 경계에 위치하여 땅이 고르게 비옥하지 못하여 작물을 기르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이전과 같이 연청, 명엽, 초아, 주역 그리고 학유까지 창현국을 여행하였다. 만나기로 하였던 괴이도 만나고 몰래 찾아가 놀라게 하기도 하며, 가장 주된 이유인 인간들 사이에 스며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원청聽願 

초아와 주역의 경계에 위치한 마을, 원청聽願. 그가 탄생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행복하던 마을은 깨지고 사라졌다. 노기가 가득 차고 곡옥으로 살아난 비옥한 땅마저 죽어 황폐해지더니 끝내 외부인 출입을 금하며 폐쇄적인 마을이 되었다. 이는 30년 전, 천령1443이었으며, 그가 모습을 감춘 시기도 이때와 같았다.

 

정확히 그는 모습을 감춘 것은 아니었다.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며, 더 나아가 자신의 방 안에서 나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나오기를 호소하였으나 귀를 막고 마음을 닫고 숨어버렸다고 하였다. 어느 누가 찾아와도 만나지 아니하였으며, 오는 연통도 받지 않고 쌓여만 갔다. 그리하여 30년간 그는 누구와도 마주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처음 밖으로 나온 것이 이번 여덟 번째 호중천의 소집.

신령神靈? 

들리는 소문으로는 첫째, 그의 기원이 되던 거울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한다. 둘째, 신령인 자가 더 이상 인간을 돌보지 않는다고 한다. 뜻과 세상의 이치,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던 입을 닫고 인간이 불행하기를 기다린다고 하는 것이 풍문에 들리는 그에 관한 이야기였다.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의 마을 사람들은 노기에 차 있거나 마을을 떠나거나 이전과 같은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리하여 그의 신앙은 끝에 달하였고 언제 요괴로 화하여도 놀랍지 않을 정도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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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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