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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는 사람이라도 있느냐? 그럼 같이 앉아서 기다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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柱石
주석

4128세|181cm

​외관 나이 30대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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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반투명한 유리 너머로 보기라도 한 것처럼 물빠진 느낌의 사내였다. 

 

 눈처럼 희고 밝은 머리칼은 세지 않은 바람에도 금세 흔들릴 정도로 길게 늘어졌다.

제대로 묶지 않아 부스스하게 내려온 사이로 색이 옅은 노란빛의 시선과 마주하면 금세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끝이 내려가 순한 모습을 자아내었지만 결코 희미한 인상은 아니었다.

익숙한듯 입가에 걸린 은은한 미소는 더 크게 웃는 모습만 보일뿐 그 이하는 쉬이 보이지 않는다.

 

피부까지 하얘 자칫 핏기마저 없어보일 것 같은 유약함이 입술에 맴도는 혈색 덕에 반감되었다.

그래도 이것만으로는 마냥 병약해보이지 않는가 하면 품이 크게 늘어지는 옷 아래로 드러난 태가 결코 얇기만 하진 않으니 다행히도 깨질 것 같은 도자기는 아니었다.

옅은 청록빛의 겉옷이 크게 감싸 발목 가까이 내려왔다.

허리춤에 찬 주머니에선 걸을 때마다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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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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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운지정 (望雲之情)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워하다.」

중력의 일시적인 가중 및 경감.

 

가중에 더 능하다. 

일상에서는 무거운 짐 따위를 가볍게 들 수 있게 만드는 정도로 사용된다. 

위협 및 그 이상의 용도로 사용하게 될 시엔 대상에게 가해지는 중력을 가중시켜 물리적인 움직임에 큰 제약을 주는 방식이 가장 크다. 평소 살생은 않는다는 태도지만 경우에 따라선 제 보제를 무겁게 해 긴 침이 달린 쪽으로 해를 가하는 예도 있다.

또한, 생명이 있는 대상을 향해 이루어지는 가중은 그 정도가 클수록 숨이 쉬기 어렵다거나 장기의 뒤틀림 등 내적으로도 손상이 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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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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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꽂이

달린 장식이 화려하거나 비싸 보이진 않았으나, 잎 모양을 따라 은은한 빛을 내는 흰 꽃 한 송이 주변으로 한겨울의 눈처럼 퍼진 자그마한 장식이 오밀조밀하니 시장통에 마구잡이로 굴러다니던 것만큼은 아닌 듯하였다. 평소엔 허리춤에 묶어둔 작은 주머니에 넣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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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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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못과 같은 잔잔함 그리고 불변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느껴지는 여유와 고요함이 마치 풍경화에 그려진 신선이라도 보는 듯하였다. 어쩌면 하이얗고 나른해 보이는 모습이 한몫했을지도 모른다. 실로 조금만 톡 쳐도 금세 비승할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곧 하늘로 가시나요?

 

묻거든 큰 못에 겨우 일어난 작은 파동과 같은 웃음으로 그럴 일이 없다 하였다. 이유는 알지 못해도 오래된 존재인 게 확실한데 여태껏 비승하지 못한 걸 생각한다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어쩐지 제가 죽고 다시 태어나더라도 같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 눈이 마주치면 가만 웃으며 인사해줄 것만 같은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보여줄 수 있는 평온함이었다.

◈눈이 마주치면 알 수 있는 다정함

 

인과 덕은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왔다. 그에겐 대단한 환력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도움을 청하면 언제나 성심성의껏 도왔고, 이는 난세에 한 번 나오는 영웅보다도 가까이 있는 의로운 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사람들 사이에 따뜻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아이에게 보여주는 다정함과 친근함에 일을 나가러 가며 아이들을 그에게 부탁하는 부모들도 많았다.

특히나 호중천에 든 이후론 받은 곡옥을 큰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기꺼이 넘겨준 일도 있다고 한다.

그 조건 없는 마음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았으나 그와 시선을 맞대고 며칠 지내다보면 의심은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이토록 선할 수 있는가?

예끼 이사람아, 저분은 신령님일세.

하늘이 보내주신 분이야.

의심은 하덜 말어.

◈이타적, 혹은 박애주의

다른 잔정도 많아 소외당하는 이들을 쉬이 지나치지 못했다. 아니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낫지 못할 병에 걸린 이들도, 가족과 벗들로 버림받은 이에게도 세상 모두가 낮잡아 본다는 이들에게도 그가 보이는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그를 부르는 게 거짓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잡아주는 손은 따뜻하고 내치는 일이 없었다.

 

한 번은 그런 일이 있었다. 죄를 지어 마을에서 쫓겨나 홀로 산에서 지내는 이가 있었다. 제 수치를 알아 마을에 용서를 구할 용기는 없어 붙잡은 게 주석의 옷자락이었다. 주변에선 저런 미물만도 못한 것은 받아줄 필요가 없다 말했지만, 같은 감정을 가지고 태어나 어찌 그의 외로움을 모른체할 수 있겠느냐며 제 옷자락을 잡은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런 이였다.

 

하나 그런 다정함을 알게 된 죄인이 뉘우치고 다시 한 번 건실하게 살아갔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그저 안타까운 표정으로 인과란 언제나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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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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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부석

망부석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마을 밖으로 나간 정인을 매일 같은 곳에서기다렸으나 끝내 만나지 못하고 죽어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

주석은 그 간절한 마음이 작은 신앙이 되어 눈을 떴다.

◈ 외형

명주실 같은 백색의 머리칼과 인간에게선 보기 어려운 금빛 시선, 늘 이런 모습으로 살아온 건 아니다.

제 모습은 예전에 아는 이로부터 빌린 모습이라며 처음에는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구분 지어야 할 이유가 생기자  조금씩 바뀌었다고 한다.

토대는 어느 정도 남아있기에 몇백 년에 한 번, 닮은꼴의 이를 보면 모습을 빌린 이의 후손인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도 종종 해주었다.

다만 겉모습에 가려졌어도 본질은 신령, 본인의 성에 대한 뚜렷한 주관은 없다.

당시엔 모습을 빌린 이가 남성이었고, 그로 인해 오랫동안 인간들 사이에서 남성으로 살아온 시절이 있어 사회적인 규범 내에선 남성의 역할을 지고 있다.

◈ 근황

난 곳은 학유에 있으나 이제는 다른 마을이 되어 찾아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마을이 그렇게 되기도 한참 전부터 창현국을 떠돌아다녔다.

사천 년의 세월은 창현국의 모든 곳을 둘러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세상은 느리게나마 계속 바뀌어가고 있고 주석은 그런 흐름을 진실로 기꺼워할 줄 알았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세상을 구경하고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니 때로는 한 마을에 몇 십년 이상 머물 때도 있었다.

하나 그가 살아온 세월이 긴만큼 그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창현국 누구의 입에서든 오르내렸다.

잡고자 하면 잡힐 것이고 청하면 들어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오늘도 어제와는 다른 창현국을 여행한다. 

◈ 호불호

여행하는 이치고 잘하는 건 한 자리에서 오래 기다리는 것.

또 좋아하는 것이라 하면 마중을 나가는 일이라 하니 이 말을 들은 아이가 말하길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냐 했다.

그럼 그는 아이의 머리를 쓰담으며 너희가 이토록 사랑스러우니 좋아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대답했다.

그러니 그가 비어버린 마을이나 가족, 벗 사이의 이별 따위에 다른 누구보다 더 마음 아파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인간다운 기호라 하면 말린 대추를 썰어넣은 약과를 좋아했다.

그늘 아래 앉아 기분좋게 서늘한 바람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다.

가끔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 가거든 둘러쌓여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두는 동안에는 장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둘 수 있는 게 좋다면서도 그가 이기는 건 보기 어려웠다.

또, 장이 서면 꼭 장신구를 파는 노점에 들리곤 했는데 종종 사가는 모습을 볼 순 있었어도 쓰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싫어하는 게 뚜렷한 편은 아니었으나 그의 이야기와 함께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그와 한번이라도 말을 주고 받았다면 떠날 때는 반드시 인사를 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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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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