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작 노리개 하나로 허무함이 사라질 수 있을까. 덧없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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积雪
적설

254세|173cm
외관 나이 20대 후반


173cm의 키에 마른 몸. 살아온 세월이 이백을 훌쩍 넘었으나, 얼굴의 나이는 마지막 탈피를 기점으로 20대 후반에 멈춰있다. 필요할 때에는 백발의 머리칼을 틀어올린 70대 초반의 얼굴로 변할 수도 있지만, 현재는 더 이상 노인으로 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얀색에 가까운 연회색의 머리카락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엷은 꽃분홍색이다. 예전처럼 공을 들여 양갈래로 땋는다거나 화려한 머리장식을 꽂는 등의 치장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제 그런 일에 흥미를 잃은 이마냥, 거칠어진 머리칼이 제멋대로 나부끼게 방치하고 있다.
달갈형의 얼굴을 덮고 있는 거죽은 인간에 비해 더욱 하얗다. 그 거죽은 마지막 탈피를 거치면서 파충류의 비늘이 예전에 비해 좀 더 두드러지게 보이기 시작했다. 촘촘하게 채워진 비늘이 이따금 햇빛에 닿으면 희미하게 반짝인다. 피부를 만져보면 매끄럽고 서늘하며 단단하다.
연회색의 눈썹 아래로 있는 두 눈은 한때 양쪽 다 연한 하늘색을 품고 있었으나, 현재는 왼쪽의 눈이 시각을 잃고 뿌옇게 잠겨버린 지 오래다. 뿌옇게 변해버린 왼쪽 눈은 세로로 길던 동공마저 흐려져, 측면에서 본다면 이 괴이가 어디로 시선을 두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터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쉬이 붙질 않는 몸은 백 년이 지났어도 매한가지라, 괴이의 몸은 늘상 말랐다. 그 마른 몸을 가리고 덮고 있는 옷은 남들보다 추위를 더 잘 타는 탓에 조금 도톰한 천을 덧대어 지어졌으며, 여러 겹을 겹쳐 입게끔 만들어진 의복이었다. 예전에 비해 화려함은 덜 하지만, 옷소매가 더 이상 펄럭이지 않고 잘 묶여있는 등 활동하기 편한 복장으로 다닌다. 치맛자락이 스칠 때면 더 이상 약초향이 아니라 독한 약의 향이 풍길 때도 있으나 본인은 익숙해졌는지 개의치 않는다. 허리춤에는 달려있던 보제는 지팡이로 변해 이제 손에 쥐고 다니고 있다. 왼손 약지에는 옥가락지를 끼고 있는 두 손은 여전히 하얗다.


지인 채색 커미션


환력


금독禽毒
괴이는 본성에 따라 뱀의 천적 중 하나인 맹금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괴이는 그런 맹금류의 령靈을 불러낼 수 있다. 한 마리에서 세 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으며 그 종류는 때마다 다르나 주로 보라매 령이 소환된다. 그 맹금들의 빠른 날갯짓이 바람을 일으키고, 뾰족한 부리가 마수의 눈을 쪼아대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육신을 할퀴고 뜯을 수 있다. 유지되려면 설영의 집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력을 다 쓴 후 설영의 한쪽 눈동자는 새빨갛게 물든다.




보제


방울이 달린 지팡이
보제는 단순한 원형의 방울 모양에서 벗어나 은으로 이루어진 매우 단단하고 긴 지팡이가 되었다.
지팡이의 윗부분은 두 갈래로 갈라져 길게 구부러진 손잡이가 형성되었고, 거기에 방울이 대여섯개가 꽉 조인 매듭 아래로 매달려 있다. 금색이 도는 방울에는 치장이라도 한 것처럼 다양한 색깔의 구슬과 함께 보라색 술이 달려있어, 지팡이를 쥐고 걸을 때마다 술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평소에는 방울에서 소리가 나지 않지만, 괴이가 지팡이를 손에 움켜쥐고 흔들면 그제야 기이한 소리로 울린다. 이 방울은 숲속이나 어둠 속에서 여러 이들에게 길을 찾아주거나 혹은 길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성격


다정한 / 인간을 사랑한 / 세상 모든 것이 허무한
여전히 만물에게 다정하다. 악한 행동거지를 가진 이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든 괴이는 다정했다. 어린 것, 약한 것에게는 유독 너그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세상에 이변이 찾아왔을 때, 괴이는 인간을 더욱 살폈다. 아무리 인간이 나이를 먹어 주름살이 늘고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다 하더라도 괴이에겐 그런 인간들까지도 모두 아이일 뿐이었다.
자신은 괴이지만 인간과 함께 산 시간이 너무나 길어 인간에 가깝다는, 오만스러운 생각을 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괴이와 인간 사이에서 오는 많은 차이점을 자각할 때마다 깊은 애석함을 느끼는 것도 여전하다. 그러면서 괴이이기에 기꺼이 저지를 수 있는 짓은 저지르고 만다. 가령 자신의 힘으로 악한 인간을 겁준다거나 자멸하게 만든다거나. 이것이 인간에 대한 기만이라 생각한 적도 있으나, 지금의 괴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것 역시 자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괴이에게 더 이상 세상만사 흥미를 일으키는 것이 없다. 좋아하던 화려한 장신구도 죄 몸에서 빼낸 뒤, 더 이상 무언가 즐겁다는 생각이 들기 어려워졌다. 어린 아이를 돌보는 일은 여전히 괴이에게 소소한 행복이 되어주지만, 세상이 흉흉해지고 고향을 잃은 뒤로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매우 드물게 되었다. 하더라도 예삿일로 즐거움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대답만 할 뿐이다. 모든 것이 허무하다.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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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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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 1373~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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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는 다시 고향인 서부 초아의 어느 숲속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錦가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인간인 사내에게 마을과 가족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뒤 세상을 둘러보기 위한 여행에 나섰다. 연청에서 주역, 명엽과 학유까지 괴이는 발길이 닿는 대로 향했다. 금錦가에서 제일 나이 많은 사내가 생을 마감했다는 서신을 받은 뒤에야 다시 초아로 돌아갔으니 천령 1415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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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중천으로 소집되었던 일이 알려지며 더 이상 정체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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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 1415~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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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변이 일어나기 전까지 시간을 내어 타 지역으로 여행을 가거나, 초아의 인간들을 지키기 위해 마수 퇴치에 힘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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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상증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인간들을 돌보는 데에 조금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초아에 머물며 초아에 나타나는 마수 토벌과 더불어 예전보다 먼 마을까지 나아가 가난하거나 힘든 이들의 병을 치료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갔다. 금錦가의 사람들 역시 괴이의 뜻에 따라 먼 곳까지 왕진을 가는 일이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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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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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의 초목이 새순을 내지 아니했다. 마을의 분위기가 흉흉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자 젊은 사람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금가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괴이는 떠나는 이들을 붙잡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뱀을 경외시하던 사람들의 신앙이 점차 흩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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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근으로 인해 도적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산길이나 외진 길, 크게는 마을까지 습격당하는 일이 늘어나, 그 피해 규모도 점차 커져갔다. 그리고 머지않아 천령 1464년, 괴이의 마을도 화마에 휩싸이고 말았다. 괴이가 다른 마을에 다녀온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급하게 마을로 돌아왔으나 모두 폐허가 된 뒤였다. 괴이는 도적들에게 인간이란 오해를 사고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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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떼가 한밤중에 모두 돌연사한다. 그 덕에 풀려난 인간의 이야기에 따르자면, 도적들이 술을 마시던 와중에 별안간 거품을 물더니 눈코입에서 피를 토하다 죽었다 하였다. 잡혀온 이들 중 괴이를 알아본 몇몇 이들로 인하여 도적들의 죽음에 괴이가 연관되었을 것이란 소리가 나왔었다. 그 괴이의 뱃속엔 독주머니가 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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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는 그 뒤로 황룡의 부름이 있기 전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누구와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정처 없이 온 지역을 떠돌며 아픈 이들을 돌보고 마수 토벌에 집중하였는데, 마수에게서 어린 아이를 지키다 깊은 상처를 입고 낙화하였다. 그 육신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반 년 뒤인 천령 1468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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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 1473년, 수많은 까닭을 속내에 감추고선 어찌하여 이러한 이변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듣겠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이번 소집에 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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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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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는 마음먹은 대로 변형이 가능한 덕분에 탈피를 할 때처럼 얇은 막을 여러 개 만들어 칠순이 넘은 노파처럼 온몸에 주름이 자글자글해진다. 추가로, 마지막 탈피는 천령 1465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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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매우 유연하고 날렵하여, 팔다리의 움직임이 기인에 가까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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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를 한 번 겪었고, 반 년 뒤에야 다시 회복한 육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수에게 공격당할 때 부상당한 왼쪽 눈의 시력은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 때문에 왼쪽 시야에 있는 상대나 물건에 대해선 기운이나 소리로 감지하고 있다. 따라서 청각도 예민해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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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있던 독주머니에 이상이 생겼는지 맛을 느끼는 것이 둔감해져, 예전에 비해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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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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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에겐 사신령처럼 불치병이나 중증환자를 싹, 낫게 해주는 뛰어난 능력이 없었다. 그러나 ‘할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배앓이를 하는 아이의 배를 문질러주면 복통이 잦아들었고,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간 이들의 팔다리를 주물러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올 수 있게끔 만들었다. 괴이의 신력은 두 손에서부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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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의 뱃속에 있는 독주머니에서 생성되던 독은 상흔이 생긴 뒤로, 다른 존재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을 정도로 극악을 띄고, 양이 독주머니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아졌다. 여전히 변함이 없어 약을 만들 때엔 매우 조심해야하나, 정말로 해를 끼칠 목적으로 사용되는 독이라면 아낌없이 뱉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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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습관, 호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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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 산책. 어린 아이 머리 땋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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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 생각이 많아질 때는 몸 숨기기. 양손잡이. 인간이라면 나이가 많든 어리든 ‘자네’라는 호칭 사용. 인간들이 많은 곳은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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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好 : 약지의 옥가락지. 어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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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호不好 : 함부로 남을 괴롭히거나 해치는 인간. 인간들이 많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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